올 초에 좋은 강연 듣고 왔었습니다. 이영돈PD님과 김진만PD님의 강연이었습니다. 이영돈PD님 관련해서는 악플과 비판적인 기사 제목들을 흔하게 접해 왔기에 실제로는 어떤 인물일지 많이 궁금했었습니다. 김진만PD님이야 워낙에 다큐로 유명한 분이니 왜 유명한지, 그 명성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궁금했습니다.
콘텐츠 코리아랩은 홍대 대학로 캠퍼스와 같이 있어서 건물만 보고는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 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그랬습니다. 콘텐츠 코리아랩의위치는 혜화역 3번 출구와 종로 5가역 2번 출구 사이에 있습니다. 각 역에서 도보로 5분~10분 정도 걸립니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북적이는 걸 선호하지 않기에 종로 5가역에서 나와서 걸어서 쭉 올라가는 편을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콘텐츠 코리아 랩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느낀 콘텐츠 코리아 랩 직원의 마인드는 마치 제 대학생 시절의 학과 조교와 같았습니다. 제 학창시절 조교는 학과 시설 및 장비가 자신의 개인이 소유한 물건도 아니면서, 학생이 대여를 신청하면 온갖 생색이란 생색을 다 끄집어 내며 재수없게 굴었습니다. 비호감 이었습니다. 콘텐츠 코리아 랩에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콘텐츠코리아랩에 대여신청을 하고, 시설을 빌린 시간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제 자리에 누군가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제 대여 시간인데 불구하고 렌더링 중이라며 쿨하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말하덥니다. 많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이게 뭘까. 왜 이렇게 이 사람은 당당한 걸까?' 속으로 생각하며 의아했었습니다. 그리고 관리자를 찾아갔더니 제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그 시설 관리자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대여한 그 시설을 해당 관리자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며, 자기가 아직 안끝났다고 기다리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게다가 옆자리 왠 아저씨와도 담소를 나누며 깔깔 웃어대는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가끔씩 제게 기다리라며 눈치를 주는 행동은 '이 (무료)시설은 내가 관리자이니, 넌 내게 잘보여야 될껄?'이라는 뉘앙스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홍대 학생이냐고 물어볼때는 '만약 내가 홍대 학생이면 완전 아랫사람 대하듯이 하려고 하나' 싶었습니다. '와. 내 드러워서 돈내고 사설기관 이용하지'라고 생각했던게 기억납니다.
이영돈PD님사진 입니다. 영리한 분이구나. 선입견 없고 시대를 읽을 줄 아는 분이라 느꼈습니다.
강연의 주제는 '좋은 콘텐츠'와 '창의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영돈 PD님 스스로가 업체(이영돈TV)를 만들어 지금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기에, 현장의 경험과 지식이 담겨있는 유용한 강연이라 느꼈습니다. 방송계의 구조적 변화, 특히 송출과 시청에 관한 변화를 깨닫고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다고 합니다. 송출과 시청은 누구나 송출하고, 더이상 지상파만의 콘텐츠만을 일방적으로 시청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잘 만든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할 목적으로 인터넷 방송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획과 구성을 해왔던 분이시라 직접 영상 편집이나 SNS를 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느끼신다고 합니다.
창의성에 관한 이야기는 좋은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한 부분에 속해 있었지만, 창의성의 가치가 위낙에 중요하다보니 창의성의 내용으로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시를 많이 접해야 한다고 당신도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주장과 그 근거가 제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예를 들면 종종 시를 보다보면 연관 되기 힘든 의미들이 하나로 뭉쳐진 좋은 글들을 볼 수 있는데(연탄+사랑), 이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질 좋은 창의적 산물이라는 겁니다.
김진만PD님 사진입니다. 김진만PD님에게서는 이영돈PD님과 다른 느낌으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이영돈PD님에게서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이 느껴졌다면, 김진만PD님에게서는 안정적인 성공한 사람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글만 보면 자칫 거만이나 오만으로 오해 할 수 도 있겠으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강한 자신감으로 겸손함을 덮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아마도 이영돈 PD님께서도 한창 잘 나가실 때에는 이러시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강연을 듣다보니 도전정신과 추진력, 게다가 융통성까지 갖춘 사람이라 느껴졌습니다. 현재 큰물에서 일하며 노력한 만큼 명예가 돌아오니, 사람이 자신감으로 가득차 보였던것 같습니다.
강연은 '다큐를 하려면'을 이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진행하였습니다. 현장의 팁, 노하우와 시장의 현실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일단 다큐에도 다큐만의 기승전결이 있다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큐가 '기존 다른 영상 장르보다 먹고살기 힘들지 않을까, 그들만의 리그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강연을 들으며 거대한 시장과 다큐가 지니고 있는 가치를 깨닫고 제 스스로를 반성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요새 인터넷만 하고 지내면서 내 스스로 보고싶은거만 보고있구나를 느끼는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다시한번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코리아랩. 강연 내내, 틈틈히 두사람이 번갈아가며 현장 스케치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는 좀 과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찍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콘텐츠코리아랩의 스탭으로 느껴졌습니다. '스탭둘이서 한 공간에 마냥 앉아있기가 민망해서 자꾸나와서 사진찍고 있는건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언제나 감사한 마음만 가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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