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연극

 

 


제 친구 이야기 입니다. 

작년, 만서(친구)는 반복된 일상이 무료했던지, 뜬금없이 연극 동호회에 가입했습니다. 연극 동호회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2~5개월 정도 기간동안 하나의 연극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그 연극을 무대에 올립니다. 연기 학원에서 운영하는 동호회이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임이나 연기 연습은 그 학원을 이용하고, 연기 지도와 무대 연출 등도 학원 선생님이 해주신다고 합니다.

만서는 매주 동아리 활동에 재미를 느꼈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무대를 직접 올라가 연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저와 만날때마다 연기 이야기만 했습니다. '몇 개월을 같은 연습만했는데 연기가 늘지 않는다, 현직 연극 배우분도 연극에 참여하시는데 연기가 너무 차이나서 큰일이다' 등 허구언 날 고민만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2016 10 8일 토요일에 성미산마을극장에서 '라이어'를 무대에 올렸습니다.

 

 

 

연극모임

친구의 역할은 '스탠리 가드너' 주인공의 친한 친구입니다. 두번째 주인공이라 불러도 될만큼 비중이 크고 중요한 역할입니다.

친구가 저에게 맨날 고민만늘어놓았지만 저는 '전문 배우들도 아닌데 당연히 어설퍼야지, 안 그러면 직업이 배우들인 사람들은 뭐먹고 사냐'며 어설픈 위로만 해왔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연극이 어설플꺼란 생각을 해왔습니다. 연극의 본질적인 재미보다 '친한 친구의 어설픈 연기력을 보면서 크게 웃고 나와야겠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제 예상은 빗나갔고, 무대는 훌륭했습니다.

평소의 친구는 말도 느리고 어눌합니다. 그러나 무대에 올라가니 자기가 진짜 배우인냥 평소와는 180도 달라져있었습니다'아 이친구가 허투로 준비한게 아니었구나, 맨날 대본만 부여잡고 고민만 한건 아니었네' 싶어 친구가 대견하면서도 그 열정과 활력이 부러웠습니다친구에게 지난 연극을 되돌아보며 스스로의 평을 부탁했고 답장이 왔습니다.

 

 

 

 

취미가 운동뿐이라 색다른 취미를 찾다가 연극 동아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삶이라, 설레이고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까 엄청난 대본양과 연출샘한테 맨날 혼나서 스트레스가 무지 심했었습니다때려칠까도 생각했는데, 나 빠지면 팀원들한테 모두 피해가기에 어쩔수 없이 계속했습니다근데 웃긴게 막상 하다보니 대본도 다 외워지고, 조금씩 칭찬도 받다보니 슬슬 재미가 생겼습니다.

공연날,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엔 진짜 두근거림이 멈춰지지도않고 긴장해서 미칠뻔했습니다첫 등장전에는 체한거처럼 가슴통증도 왔었습니다. 하지만 무대에 등장후부턴 다행히 연습을 많이한 덕분인지 편안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실수도 했지만 내 캐릭터 자체가 실수를 해도 티가 거의 안나는 캐릭터였습니다. 다행이였습니다.

공연마치고는 내가 생각한거 이상으로 사람들이 호응이 좋았습니다. 그때 4개월간 스트레스받은게 싹 사라지는 기분이었고정말 이 박수와 호응에 기분이 최고였습니다. 무대에서 내려와서는 친구, 직장동료들이 칭찬많이해줬습니다. 참 이게 진짠지, 그냥 격려였는지 모르겠었는데 기분은 좋았습니다.

어쨌든 이 기분을 또 느끼고 싶어서 지금도 계속 하고 있고두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맨날 집에서 컴퓨터만 붙잡고있는 저로서는 이 친구가 참으로 대단합니다. 남들 앞에서 연기를 할 생각을 하고게다가 그게 또 자기한테 맞다고 합니다. 전혀 그럴거 같지 않은 친구였는데 아직도 신기합니다.

첫 연극이후 활력넘치는 삶을 살고있는 친구가 부럽고,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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