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또 다시 연극, 뮤지컬을 무대에 올랐습니다. 사회인 연극 동아리에 가입하고 8~9개월쯤 지난거 같은데, 벌써 두 번이나 무대에 올랐습니다. 친구가 참 대단합니다.
이번 연극은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입니다. 포스터 퀄리티가 시작부터 기대되게 만들었습니다.
공연은 일요일 하루동안 2회차였습니다. 배우들 끼리 역할을 번갈아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1회차때에 보러 갔습니다.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입구부터 수많은 인파에 놀라했습니다. 역시 연극의 메카, 대학로기에 가능한걸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수많은 관객을 보고는 관객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배우들이 긴장하고, 실수라도 하면 어떡하나 하며 걱정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전문 배우들이 아니기에 친구로서 큰 우려가 되었는데, 나중에 친구에게 물어보니 '관객이 많은게 더 흥이 나더라'고 합니다. 친구가 점점 배우가 되고 있나 봅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총평이라면, '아쉽지만, 대단하다'입니다. 사회인들이다보니 서로 간 가창력의 갭이 컸습니다. 진짜 연극배우인냥 노래를 잘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에 반해 아쉬운 가창력을 가진 배우도 있었습니다. 가끔가다는 노래중 실수할까봐 지켜보는 제가 다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노래실력은 각자의 열정으로 무대를 체워나가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배우들의 열정에 취해 극에 몰입하다 보니 로미오가 극한 선택에 저도 함께 안타까워했습니다.
이날 제가 가장 놀란점은 제 친구를 연극 절반쯤 지나서야 알아본 것이었습니다. 어쩜그리 뻔뻔하게 연기하던지 제 친구가 아닌줄 알았습니다. 연극 중반까지 '내 친구는 너무 단역이라 단체곡에도 안나오나 보다'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처음부터 틈틈이 무대에 오르고 있었습니다. 친구의 솔로곡이 나오고서야 놀라움과 함께 '저게 내 친구구나!'하고 눈치 챘습니다. 뛰어난 연극 분장에 살도 많이 뺀데다, 뻔뻔한 연기력까지 더해져 감쪽같이 못알아 보았습니다. 친구는 정말 뻔뻔하게, 자신이 역할을 맡은 그 악당인 냥 연기를 훌륭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간혹 무대가 어색한 일반인 배우들은 관객들을 향해서 연기를 하지 못하고 상대배우를 복 연기 한다 든가, 무대를 바라보고 연기를 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하는데, 이번엔 명확하게 관객을 향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진심으로 뻔뻔해진 친구의 모습에 제가 다 뿌듯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체중감량에 성공한 것도 신기했습니다. 이 친구를 10년 넘게 알고지냈는데 매번 '뺀다뺀다' 말만하지, 뱃살은 넉넉한 친구였습니다. 무대 2주전 까지도 평소 그대로의 넉넉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대에 오를 시간은 다가오고, 체중을 감량해야 할 명확한 이유가 있으니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놀랍게도 2~3주만에 얼굴이 반쪽이 되었습니다. 건강에 좋지못한 급격한 체중 감량이었지만, 매 순간 즐거움만 가득한 거 같아서 보기 좋았습니다.
친구에게 직접 후기를 부탁했습니다.
[두번째 공연 후기 뮤지컬, 처음 시작할 때 걱정 많이했었습니다. 연극을 시작할때랑은 다른, 노래를 해야한다는것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노래를 못하니깐 걱정되었습니다. 배역 오디션을 보고 각자 배역을 정했었습니다. 전 솔로곡 단체곡 나오는 씬을 연습했습니다. 근데 연극할때에 비해서 뮤지컬에선 내 비중이 정말 없었습니다.
그리고 연출선샌님이 살을 빼야할거 같다고해서 바로 피티끊고 헬스 다녔습니다. 사실 살 빼는거 말고는 편했습니다. 준비하는 동안 스트레스도 전혀 안받았습니다. 근데 공연이 조금씩 다가오는데 연출샘이 내가 연기하는게 참 별로라 생각했었나 봅니다.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난 연극선생님의 무대를 보고선 진짜 창피했었습니다. '난 여태것 뭘 연습한거지?'하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연출샘은 프로니까 잘하는게 맞지만, 정말 '내가 이번 연극을 엄청 얕봤구나'하는 생각에 반성을 많이했습니다. 뒤늦게 연구하고 더 연습하고했습니다. 이때가 아마 한3주정도 남았을때였습니다. 근데 노래 실력도 안늘고 연기도 별로 좋아지지도 않고 많이 답답했습니다. 정말 잘하고 싶었습니다. 공연 전날 무대 설치하고 리허설 하는데 그때 막 공연이구나 실감되었습니다. 두근두근 했습니다.
공연날은 분장도 제대로 했는데, 내 모습이 내가 완전 아니었습니다. 많이 깜짝놀랐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겼었나하면서 생각보다 잘 생겨서 기분좋았습니다.
공연 시작했는데 확실히 두번째라 그런지 약간의 긴장감 말고는 편했습니다. 공연도 실수없이 무난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다만 '더 잘할수 있었는데' 라는 생각에 너무 아쉬웠습니다. 욕심이라고 해야하나, 첫 공연은 그냥 잘 끝낸 걸로도 '내가 해냈다'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근데 이번 뮤지컬엔 아쉬움이 더 많이 남았습니다.
연극, 뮤지컬 한 번씩 해봤는데 둘다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연극은 대본 스트레스가 무척 심한반면 성취감이 컸고, 뮤지컬은 노래라서 대본 스트레스는 없었지만 확실히 노래가 받혀줘야 공연 퀄리티가 나오는거 같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도 둘 다 재밌는건 같습니다.
세번째 공연은 연극을 하기로했습니다. 무슨 작품을 할진 모르는데 4월에 시작할겁니다. 이번에 보러와줘서 고맙습니다.]
친구의 글만 봐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게 느껴지기에 저 또한 행복해 집니다.
근래엔 인터넷이고, 티비고, 온통 부정적인이야기에 별거 아닌 것들도 예민하게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이 친구를 만날때면 친구의 넘치는 행복감에 저도 같이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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